작성일: 2005/12/17, 08:29:55
수정일: 2005/12/17, 08:31:20
작성자: 김 종규  

[사설]‘와이브로’ 국제표준 채택에 거는 기대

국내에서 개발된 휴대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으로 정식 채택됐다. 와이브로는 삼성전자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통신(KT), SK텔레콤 등과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 안에서 현재의 초고속 有線유선인터넷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번 와이브로의 국제표준 채택은 한국이 차세대 통신기술 분야에서 한 발 앞서 나가게 됐다는 뜻이다. 와이브로가 상용화되면 기존 유·무선 통신과, 인터넷 서비스, 텔레매틱스, 홈네트워킹 등이 하나의 장비와 시스템으로 통합될 수 있다.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이른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에 먼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와이브로의 국제표준 채택은 우리도 드디어 원천기술을 갖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30만원짜리 휴대전화 1대를 팔 때마다 미국 퀄컴사에 1만5750원을 로열티로 바쳐야 한다. 퀄컴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퀄컴에 지급한 로열티가 3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앞으로 와이브로 시대가 열리면 거꾸로 우리가 그런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국제표준이 됐다고 해서 곧바로 노다지를 캐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결정된 휴대인터넷 국제표준에서는 와이브로가 아닌 다른 방식의 기술적 代案대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는 와이브로 하나만 있지만 머지않아 경쟁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KT가 내년 4월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선발주자로서의 利點이점을 살릴 수 있는 후속전략이 나와야 한다. 기술적인 보완과 함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와이브로를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12월 14일자 조선일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