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3/12/17, 11:40:17
작성자: icthdiq  

[오늘부터 나흘간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협의회'… 국내외 경영책임자 500여명 한자리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된 中 - 7억명 가입한 차이나모바일
중국식 LTE 서비스 시작, 스마트폰 가격 경쟁 치열할 듯

글로벌 TV 불황 극복 - "동계올림픽·월드컵 특수로 유럽·美 수요 다시 끌어올려"
'중국시장 공략과 중저가 스마트폰 대량생산·판매(스마트폰), 글로벌 TV 불황 극복(소비자가전), 부품 고객관리(반도체 등 부품)….'

글로벌 삼성전자가 각 부문별로 뽑은 내년도 사업전략의 키워드다. 또 삼성전자는 내년 매출 목표를 올해 예상 매출액(약 222조원)보다 10% 이상 높은 250조원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11월 밝힌 2020년 매출 4000억달러(421조원) 달성이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협의회'가 17일부터 20일까지 수원과 기흥에서 열린다. 사업부문장과 산하 사업부 임원·해외법인장·마케팅·생산 책임자 5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반도체 등 부품을 만드는 부품(DS·Digital Solution) 부문은 17일부터 19일까지 기흥나노캠퍼스(기흥사업장)에, 스마트폰·TV 같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소비자가전(CE·Consumer Electronics)과 IT모바일(IM·IT Mobile) 부문은 18일부터 20일까지 수원디지털시티(수원사업장)에 모여 회의를 연다. 협의회는 전 세계 10개 지역총괄 대표와 10개 사업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내년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짜는 자리다.

스마트폰을 만드는 IM 부문의 내년 최대 관심사는 중국 시장과 중저가 스마트폰 대량생산·판매 체제 구축.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이 지난 3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 5대 매출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3분기 사업보고서에는 애플·도이체텔레콤·스프린트넥스텔·차이나모바일·브라이트스타가 5대 거래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차이나모바일이 상반기까지 5대 거래처였던 미국 베스트바이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5대 고객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것이다.

작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올랐다. 작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억7800만대. 올해 시장 규모는 3억6000만대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4억5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봤다. 또 내년 중국에선 치열한 스마트폰 가격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7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이 이달 안에 중국식 LTE(TD-LTE)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차이나모바일이 내년 중국식 LTE 서비스 가입자 목표를 3740만명으로 잡았다고 분석하고, 차이나모바일이 공격적으로 200달러 미만의 저가 LTE 스마트폰을 판매할 것이라 밝혔다.

이미 삼성전자는 사운을 걸고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판매 확대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3분기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는 2분기 321달러에서 272달러로 급락했다.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317달러)는 애플(614달러·1분기 기준) 다음으로 높았다. 그러나 2분기 이후에는 대만 HTC의 평균 판매가(339달러·3분기 기준)가 오히려 삼성전자보다 높아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분기 33.1%에서 3분기 35.2%로 계속 상승 중이다(SA 자료).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2조2200억원을 투입해 신설한 베트남 제2 휴대전화 공장을 가동한다.

TV가 주력인 소비자가전 부문의 내년 과제는 글로벌 TV 불황 극복이다. 세계 TV 시장은 올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TV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2억4863만대에서 2012년 2억3275만대로 줄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시장 규모를 2억3115만대로 예측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내년 TV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본다. 내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2월)과 브라질 월드컵(6~7월)이 불황에 시달리던 유럽과 미국의 TV 수요를 다시 끌어올릴 것이란 계산이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11월 열린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 "내년 TV 시장 규모가 다시 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까지 1000억달러가 넘었던 TV 시장 규모는 올해 980억 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또 TV 사업의 내년 중점 분야는 UHD(초고화질) TV다. 윤 사장은 "시장조사업체가 내년 UHD 시장이 올해보다 5배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지만 그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저렴하고 다양한 UHD TV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모든 해외법인에 UHD TV 판매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사실 UHD TV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와 중국 스카이워스에 이어 3위 UHD TV 판매업체다. 거꾸로 말해 성장 여지가 더 크다.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노리는 반도체 등 부품을 만드는 DS부문은 기존 사업을 점검하면서 스마트폰용 이동통신 칩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사업부는 올해 내내 이어진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내년에도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은 고객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반발하는 고객사가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메모리 사업부는 해외법인과 고객사와 소통에 대해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모뎀개발실을 신설한 시스템LSI 사업부는 퀄컴 등 경쟁업체에 뒤졌다는 평가를 들어온 휴대전화용 통신칩 개발에 집중한다. 우남성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은 이와 관련, "내년 여름쯤 굵직한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